주말에 영화를 한 편 봤어. 기억에 대한 영화였어.
기억은 지워져도 사랑은 남아서 결국 똑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
예전에 봤던 맨 인 블랙도 생각났고,
메멘토라는 영화도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러고보면 사람들은 기억을 지우는 것에 열광하는 것 같아.
기억상실증이라는거 이제 드라마에나 너무 막 등장해서
비웃음을 당하는 소재가 되버렸지만, 처음엔 정말 비극적인 설정이었을거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니...
그런 어이없이 슬픈 상황이 어디 있을까!
영화를 보는 동안 나 내내 고민했어.
여자친구에 대한 기억을 모두 삭제하는 남자를 보면서
그렇다면 나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기억을 지울 것인가!
너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우리가 친구였던 그때부터 모두 지울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처음 입맞춤을 하던 그 순간부터 지워야하는 것인가...
영화관, 바닷가, 노을, 자주 찾던 카페, 행복한 커피 향기,
취한 밤의 이야기들, 약속, 무수한 약속...
쓸데 없는 고민을 하는 버릇은 내께 아니라 니꺼였는데
넌 한 번씩 물 마시다 말고
도깨비가 나타나서 소원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감자튀김을 먹다가 기름이 묻은 반질반질한 입술로
만약 잘생긴 귀신이 나타난다면 잘해줘야겠지?
너의 그 엉뚱하던 고민들 그런 니가 어이없어서 혀를 차던 나
이젠 내가 이러고 있구나...
영화 속 남자는 기억을 삭제당하는 동안 필사적으로 빌었지
"제발 이 기억은 지우지 말아줘요. 제발 이건 남겨줘요."
남자가 끝까지 지우고 싶지 않았던 장면은 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해주었을때
"넌 예뻐. 넌 예뻐. 넌 정말 예뻐..."
그 장면 보면서 난 아무것도 지우지 않겠다고 결심했어.
그래. 너에 대한 기억을 다 지우면
나는 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잃어버리는 거니까...
그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때까지 더 행복한 기억을 가질 때까진
난 너의 기억을 삭제하는 대신
그걸 다 끌어안고 조금 더 오랫동안 힘들어야겠다.
기억은 지워져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다.
영화 <이터널 션샤인>을 보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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