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기대고 싶은 날이 있어요.
너무 가슴이 아파서 견딜 수 없을 때나,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가득 찼는데,
맨 정신엔 그 말이 나오지 않는 날 말이죠.
그래서 술을 빌어서,
마음 속 저 깊숙한 곳에 숨겨둔 또 다른 나를 꺼내는 거예요.
당신을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다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외치는 거죠.
가끔은 이런 날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적당히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세상에서 사는 거요.
또렷한 모습으로 지내기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이 너무나 힘든 곳이잖아요.
너무나, 외롭고 외로운 곳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