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랑/•*―러브스토리

돌아가는 사랑속에서 여러 바보들이 생겨납니다

ll아놀드 2008. 10. 19. 14:39

나는 듣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자꾸 내게 말을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만 좋아하는 거 같애.

 끝내자고 말하고 싶은데 말을 못해서 피하는거 같애.

 내가 예전에 너 차서 지금 그거 벌받나봐."

 

헤어진 남자친구, 인제 친구로 남은 남자.

연애 상담하기에 그것보다 좋은 상대는 없겠죠.

하지만 나는 헤어졌지만 아직도 그녀의 남자친구이고 싶은 사람이므로,

그녀의 그런 얘기는 너무도 듣기 싫습니다.

나는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도 저쪽으로 돌리고 있는데,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누구에게라도 말을 하고 싶었던 그녀는,

끝까지 내게 그 남자 이야기를 꾸역꾸역 말합니다.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않받는다고...

메세지를 남겨도 답장이 없다고...

 

"바쁜가보지, 바쁘면 그럴수도 있잔아. 너도 회사생활 하니까 알잔아?"

내 퉁명스럽고 성의없는 위로에 그녀는 고개를 젖더니,

이상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내게 말하길...

"그거 아닌거 너도 알잔아. 좋아하면 아무리 바빠도 이렇겐 않하잔아.

 바빠서 그렇다는 건 핑계잔아. 이 바보야."

 

바쁘다는 말, 예전 그녀가 내게 했던 말.

지금 그 남자가 그녀에게 하는 말.

마음이 식은 사람들의 가장좋은 핑계.

그녀에게 그런걸 위로라고 하다니...

그녀는 동전도 넣지 않은 자판기의 버튼을 이리저리 사납게 눌러대며,

울음을 꽁꽁 참아보려 애를 씁니다.

그러다가 결국 주르륵~ 눈물이 턱 끝으로 뚝뚝 떨어집니다.

"눈이 이상하네. 뭐가 들어갔나 봐!" 그녀가 말합니다.

바보같은 것, 지가 우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헤어지자고하면 싫다고 벼텨 볼까봐" 그녀가 말합니다.

바보같은 것, 지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클났다. 눈 퉁퉁 붓겠다." 그녀가 눈물도 닦지 않고 말을 합니다.

바보같은 것 지가 얼마나 예쁜지 그것도 모릅니다.

 

사랑은 돌고, 돌고, 돌고...

돌아가는 사랑속에서 여러 바보들이 생겨납니다.

그 남자, 그녀의 소중함도 알지 못하는 바보.

그녀, 마음 떠난 사람을 놓지 못하는 바보.

나, 헤어지고도 잊지 못하는 바보.

그녀, 사랑받는 줄도 모르는 바보.

나, 혼자서만 화내는 바보.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