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손이 참 못생긴 여자가 살았대
얼마나 못생겼냐면~ 그 여자의 엄지손가락은 꼭 엄지발가락 같았대.
사람들도 수근수근수근
"쟤는 얼굴은 이쁜데... 손이 너무 못생겼어. 손이 너무 못생겼어."
그래서 여자는 어려서부터 버스 손잡이도 잘 잡으려고 하지 않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언제나 장갑을 끼고 다녔지.
근데 그런 손을 겁도 없이 놀리는 사람이 있었어.
그건 바로 남자 친구라는 사람이었는데
사실 처음엔 그 남자도 몰랐대 그여자 손이 그렇게 생긴지.
맨날맨날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고
손 잡는 대신 팔짱만 쏙쏙 끼고 다녀서 한 번도 손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나봐.
어쨌든 이 남자는 여자가 무안해하거나 말거나 여자의 손에 대해 감탄을 아끼지 않았어
"야~ 진짜 신기하게 생겼다 아무리봐도 발 같애.
어떻게 엄지손가락이 이렇게 생겼어? 야~ 너 최고해봐 최고
엄지손가락 이렇게 세우는거 이거 되? 안되지?"
그럴때마다 여자는 눈썹이 마구 사나워지면서
그 손으로 남자의 등짝을 마구 때려댔겠지
"보지마~ 보지 말라니까~ 하지마! 하지말라니까~"
처음엔 정말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런데 이 남자가 하도 놀리니까 맨날맨날 놀려대니까
이 여자는 오히려 맘이 편해지더래
'그래 봐라 봐' 포기가 되더니
나중엔 남자가 손바닥을 내밀면서 자~ 앞발
그러면 여자는 못 이기는척 그 위에다가
자기 손을 척 올려 놓는 지경까지 됐대나봐. 웃기지?
그런데 그렇게 잘 지내던 두 사람이 한 번은 엄청 심하게 싸웠대
'그래 헤어져.' 그러곤 각자 집으로 가버렸겠지?
여자도 집에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가서는 코를 핑핑 풀어대면서 펑펑 울어댔어.
근데 그렇게 울다가 거울을 보는데
세상에 눈물을 닦고 있는 자기 손이 눈에 확 들어오더래는거야
음~ 그 못생긴 손
그 순간 여자는 "어떡해!" 그 세마디를 내뱉고는 그 길로 막 남자의 집으로 달려갔어.
그리곤 그 남자를 불러내서 하는 말이
"나 너랑 못헤어져. 발이 4개인 여자하고 누가 사귀겠어? 나 너랑 계속 사귈거야."
그러면서 여자가 뚝뚝 우니까~
남자도 여자의 앞발, 아니 손을 붙잡고 눈물이 글썽글썽하더래.
그래서 두 사람은 안 헤어졌대"
내 사랑 못난이
내 사랑 뚱돼지
내 사랑 울보
내 사랑 곰탱이
알콩달콩 동화같은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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