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금연 이래잖아."
담배를 꺼내무는 친구를 남자는 서둘러 말립니다.
"아~ 세상은 우릴 너무 미워해!"
오늘따라 세상에 불만 많은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라이터를 주섬주섬 찾아 들곤 식당밖으로 나가죠.
그런 친구를 지켜보던 남자..
"야~ 위로해 주겠다더니 술도 지 혼자 다 먹고 니가 먼저 취하냐?"
"야야~야, 진짜 왜 이렇게 취한거야?"
위태~위태 휘청거리는 친구를 보다 못해서 남자도 뒤를 따라 나가죠.
식당 문앞에 참 볼품도 없이 쪼그려 앉은 친구는 픽픽 라이터를 켜대다가는
"아~ 진짜 세상은 우릴 미워해. 이것봐. 불도 않 붙어."
남자는 그 옆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서,
친구 입에 꺼꾸로 물린 담배를 빼내며 그저 한 마디,
"하~ 너도 그만 담배 끊어라~"
대답이 없어서 돌아보면 친구는 그 짧은 사이 고개를 푹~ 꺾은채 꾸벅꾸벅
산을 등진 아파트 단지 안.
산쪽으로는 꽤 많은 별이 보이긴 하네요.
조는 친구를 옆에 두고 처지가 곤란해진 담배 한 개피를 손에 들고,
남자는 그저 중얼 거리는것 밖에 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 걔 만나서 담배 하나는 진짜 제대로 끊었잔아.
계속피면 안만나준다고 해서... 그걸 어떻게 끊나 했는데 그래도 되더라.
사람 마음이 참 대단한거야. 담배도 끊게 하대.
그래... 사람 마음 참 대단하지.
한번 돌아서니까 어떻게 할수가 없는게... 어떻게도 않되더라...
걔가 3박4일 울라고 하면, 나 진짜 그렇게 하겠다고 했거든.
마음만 돌려 준다면.... 근데, 그래도 싫다 그러데..."
혼자 말을 마친 남자가 옆을 보며
졸고있는 친구의 고개는 인제 바닥에 닿을지도
남자는 무릎을 펴고 일어나 친구를 깨웁니다.
"야~ 야야- 일어나. 집에 가자. 얼른 일어나~"
무슨 소리냐며... 한 잔 더하자며... 오늘은 내가 너 위로한다며...
일어나지도 못한 채 큰소리나 치는 친구를
남자는 짊어지듯 부축하고 걸음을 옮깁니다.
유효기간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마음
언제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마음
하지만 사랑할땐 그 '마음'이란 걸 믿을 수 밖에 없으니깐...
물에 젖은 담배...
부풀어진 우유...
상해버린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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