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랑/•*―러브스토리

나도 어쩔수 없는 사랑을 말하다.

ll아놀드 2008. 7. 23. 08:38
 

너는 오늘 많이~ 즐겁다.

점심 시간 일찌감치 사무실로 돌아온 너는

쇼핑백에서 실뭉치 하나와 대바늘 두개를 꺼내들고는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때 선물하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며...

그런데 아직 뜨게질이 서툴러 뜨는 시간보다 도로 푸는 시간이 더 많다며...

아침엔 전철에서 뜨게질 하다가 하마터면 멀미를 할 뻔 했다며...

그래도 받으면 그 사람이 좋아할꺼라며...

너는 오늘 많이 행복해 보인다...

 

며칠전 네가 그사람과 전화로 싸웠던 날...

소리죽여 통화하는 네 목소리를 듣기위해

너의 옆자리에서 마우스 한번 움직이지 못한채 숨직이고 있던 나...

"내가 멀~ 그렇게 잘못했는데?"

그 소리와 함께 전화기를 책상 위로 던지고

구두소리를 크게 내며 화장실로 달려가던 너.

그런 네가 걱정돼.

자리에 앉은 채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을 때

막 사무실로 들어서던 너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때 네가 울음을 참으려고 고개를 돌리던 그 순간,

그래... 그때를 생각하면 오늘 네 모습은 너무도 즐겁다.

그러니 오늘은 나도 좀 즐거워져야겠다.

 

어젯밤엔 꿈을 꿨다.

무서운 싸이코 영화의 주인공처럼

나는 너에게 네 인연은 나인걸 왜 모르냐고 덤벼들었고,

넌 그렇게 미친 나를 피해 끝도 없이 도망을 쳤고,

나는 아침에 일어나 꿈이 생시가 아닌 것을 많이 감사했었다.

더 감사하게도 너는 오늘 많이 즐겁다.

그 사람의 줄 선물을 생각하며~

뾰족하지도 않은 바늘에 손을 찔려 아프다고 엄살을 떨며

그러면서도 깔깔 웃어대며

 어쩌면 네 눈빛은 끝까지 나를 향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에게 한 발자국도 더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나도 어쩔수 없는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