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수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데.
기억나지? 혁수...
볼때마다 너한테 소개팅 시켜달라고 조르던..
연애, 했었거든... 한 1년 됐나보다.
우리 헤어지고 그리고 조금 있다가 연애 시작했으니까.
나한테 자기 여자친구 처음 보여주던 날.
혁수 입은 이만큼 찢어져 있는데 눈은 좀 미안해 하면서...
나한테 그랬어
" 넌 헤어졌는데 나만 좋아서 미안하다... "
잘 지내는거 같았는데...
뭐가 좀 잘 안됐나봐.
워낙 자기 얘기를 잘 안하니까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혁수가 더 많이 좋아했던거 같애...
자기가 더 좋아하면 더 잘해주면 되는데...
남자들 그거 잘 안되거든 마음같이 잘 안되.
나도 그랬지만... 너도 알다시피...
마음 아프겠다 싶어서 술을 사줄까? 했는데 그것도 싫다더라
술 먹으면 자기가 무슨 짓 할까 무섭다고...
당분간 안마시겠데...
그렇다고 혼자 버려두고 오기는 그렇고
그래서 남자 둘이 카페에서 이때까지 앉아 있다 왔어.
커피 마시고 담배 피고... 물 마시고 담배 피고...
그러더니 혁수가 나한테 물어보더라.
" 넌 어떻게 견뎠냐 ? 난 돌아버리겠다. "
혁수는 다 알거든...
내가 너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런데 마음만큼 못해줘서
그렇게 헤어지고는 내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다 알거든...
"넌 어떻게 견뎠냐? "
혁수 말에 나도 생각을 해가며 대답했지.
그러게... 내가 그때 어떻게 견뎠을까? 그냥 살았던거 같애...
숨쉬고... 밥 먹고... 술도 마시고...
너의 집으로 찾아갔다 쫓겨오고...
또 술을 마시고 화를 내고... 벽을 치고.,. 그러다 잠도 자고...
네 사진도 찢었다가... 찢은 사진 다시 테잎으로 붙였다가...
그래도 시간은 가더라. 너도 그랬겠지?
오늘 혁수에게 그런 말을 해줬어.
너 혹시 그 이야기 아냐고?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얘긴데,
노래로도 만들어진 얘긴데,
시간이... 사랑을 잊은... 이야기 라고...
그런 아주 유명한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은 그걸 믿어야 할 때라고...
그대의 생일...
그대의 전화번호...
그대의 체온...
그대의 냄새...
이제는 흐릿하게... 흐릿하게 사랑을 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