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날, 엄마는 물건을 사기 위해
다섯 살 난 아이 손을 잡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온통 불빛으로 반짝이는 거리에는 경쾌한 캐롤송이 흐르고
있었지요. 기분이 좋아진 엄마는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상점에는 장난감이 가득 쌓여 있었고, 엄마는
아이가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어느 상점 앞에 다다랐을 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선물 꾸러미를 들고 진짜 산타할아버지처럼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이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의 옷자락에 매달려 뒤로 숨으려고만
하지 않겠습니까?
〃왜 그러니? 저기 산타할아버지한테 가자. 응?〃
아이는 울먹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엄마는 아이의 신발끈이 풀어진 것을 보게 되었지요.
〃이런, 신발끈이 풀어졌구나. 엄마가 매 줄게.〃
엄마는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아이의 신발끈을 다시 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거리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장난감이 가득 쌓인 쇼윈도도 보이지
않았고, 화려한 불빛도, 멋진 장식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둠 속에 밀치고 지나가는 굵은 다리와
커다란 엉덩이뿐이지 않겠습니까? 아이가 본 것은 너무나
삭막한 광경이었던 것이지요.
엄마는 그 때서야 비로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답니다. 엄마는 아이를 번쩍 안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는 자기의 기준으로 아이에게 즐거움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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