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쓰는 편지
海島(이우창)
긴 겨울의 사연을 한장의 편지에 쓰고싶다
눈앞에 다가온 봄의 사연을 긴 줄에 이어 쓰고 싶다
겨우내 참았던 눈속에 묻혀 있던 이야기를
채 녹지 않은 손길에 묻히어 이야기로 풀고 싶다
우표 없이도 십리를 가는 특급 열차에 태워
봄의 입김이 닿기전에 받아보고 싶다
오직 그리움에 젖어 앞길 모르게 달렸던
봄을 그리는 마음으로 사연을 얻는다
방 앞에 기대어 있는 봄의 눈길에
행여 들킬까 조바심으로 봄의 사연을 쓴다
이 한줄의 글에 겨울 바람이 녹아지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