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녀가 유난히 좋아하던 보석이 있어요.
늘 까만색 목걸이..귀걸이..를 하고 나오길래,
하루는 궁금해서 그 보석이름이 뭐냐고 물었죠..
그랬더니..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보석..“오닉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며칠 뒤..우리의 200일 기념 커플링으로..이 반지를 맞췄죠.
아직 내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까만색 반지..
자그마치 열 시간을 돌아다녀 마음에 드는 걸 골랐던 그녀..
그랬던 마음이 다 어디로 증발되어 날아가 버린 걸까요...
리본 달린 머리띠를 하고 나온 날은
그녀가 아주 기분이 좋은 날이었어요.
시험에 합격한 날이라든가...월급 받은 날..그런 날, 그 머리띠를 하고 나왔어요.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던 날도 그 머리를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내가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난 이런 물건들을 보면 반사적으로 그녀가 떠오르는데,
그녀는 뭘 보면..내가 떠오를까요..?
아니, 어쩌면 떠오르지 않을 지도 모르죠.
그녀는 이미 오래 전에 나와 헤어졌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난 아직 그녀와 헤어지지 못한 것 같아요.
그녀의 전화번호, 그녀의 생일, 그녀가 타고 다니던 버스 번호,
그녀의 주민등록번호, 그녀가 사는 아파트 호수..
모든 게 아직도 고스란히..내 심장에 저장되어 있어요.
아무리 애를 써도 삭제가 안됩니다..
지금도 그녀의 블로그에 들어가 볼까..하다가 잠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젠 멈춰서야 한다는 걸..알고 있으니까요..
즐겨찾기에 해 놓은 그녀의 블로그를 클릭 할까 하다가,
그냥 메인화면에 떠 있는“오늘의 블로그”를 클릭했습니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블로그네요.
착실하게 업데이트가 되어 있는 걸 보니..부지런한 사람인가 봐요..
요즘엔 참 다양한 직업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녀의 꿈은 음악 코디네이터였는데..
지금쯤 그 꿈을 이뤘는지 모르겠네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그냥 그리워하라고,
멈추려고 하면 할수록 그리움은 더 깊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