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잔
산월/최길준
하얀 아트만지 위에 수채화로
그림을 그리면 당신에겐 늘 장미향이 베여
붉은 장미꽃에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한 향내 음을 피웠지요
그 향기를 타고
하늘 높이 날고 싶었던
우리 사랑 순백색의 눈꽃으로 피어
영원히 내 안에 잠들고 싶어했지
하얗게 젖은 영혼
밤새 상념 속에 지새우고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이별 앞에
마셔도 취하지 않을 눈물의 잔을 가득 채웁니다
헐벗은 나목처럼
야위어 가는 가슴에 찬 겨울바람이 붑니다
우리 인연 끝나는 날 슬픈 사랑
그리움 한 자락 가슴에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