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못할 열정 대신 아주 안정적인 뜨뜻함으로 사랑을 말하다
"그래? 우리가 그렇게 덤덤해 보여?"
남자는 친구의 말에 좀 충격을 받습니다.
남자가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걸 듣더니 친구가 그렇게 말했거든요.
"야 니네 커플 참 히한하다. 여자친구가 출장간다는데 넌 걱정도 안돼?
잘갔다와 갔다와서 전화해~ 이게 뭐냐?
배웅은 못가더라도 최소한~ 도착하면 전화해 이건 해야되는거 아니야?
무슨 50년 같이 산 사람들 같아. 니네 아직 좋아하는거 맞긴 맞냐?"
처음엔 별 간섭을 다 한다며 오히려 친구에게 면박을 주던 남자...
집에 들어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엔, 그러니까 5년 전엔 지금과는 많이 달랐죠.
그래 그때 같았으면 내가 출장지까지 쫓아갔겠지?
아니다~ 그때 같았으면 출장을 못가게 했겠지!
회사가 다 뭐야~ 하루종일 내 옆에 딱 붙들어놓고,
주머니에 넣고다니고 싶은게 내 소원이었는데...
희미하게 좀 허탈하게 혼자 웃어보는 남자.
그러니까 문득 어떤 위기감도 찾아왔죠!
근데 그때가 정말 나한텐 마지막 설렘이었나?
이젠 다신 누구 보면서 설레고 그런 일은 없을까?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그래야 하고 ~
사귄지 5년, 이제 곧 결혼도 할텐데...
다른 여자를 보고 마음이 설레면 그것도 문제일테니까!
그리하여 남자는 여자친구가 돌아오는 날
작은 이벤트를 벌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래 우리도 다시 불꽃을 태워보는거야~
다른 여자한테 설렐거 아니라 우리끼리 다시 설레면 되잖아?'
자기가 생각해도 기특한 작전
남자는 꽃까지 사 들고 그녀의 집앞에서 오돌오돌 기다리다가
"야 야 미정아 여기 여기야 여기 여기~ 놀랐지? 깜짝 놀랐지?
자 꽃 받아 어때 생각도 못했지?"
근데 그녀의 반응
"왜이래? 무슨 일 있어? 이 꽃은 뭐야 설마 돈주고 산건 아니지?"
한참 신이 났던 남자는 여자의 반응에 그만 기분이 나빠졌겠죠. 아주 확~
'에휴 됐다. 내가 너하고 설렘은 무슨~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지.
그런 남자를 가만히 지켜보던 여자친구
제법 느물느물한 미소로 남자의 엉덩이를 툭! 건드리며 하는 말
"왜 설레고 싶어쪄? 그래서 이렇게 추운데서 기다린거야.
으~ 예쁜 우리 영감... 이리와 내가 뽀뽀해줄게."
여자친구에게 얼굴을 붙들린채 일방적으로 키스를 당하며
남자는 그제야 입가로 삐질삐질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그래 설렘은 무슨...
어우~ 옛날엔 뽀뽀 한 번 하려면 5박 6일 작전을 짜야됐는데...
그 짓을 다시 어떻게해 지금이 훨씬 좋지.
살다보면 어느날은 다시 또 설레기도 하겠죠?
쉬흔이 된 그녀가 스무살 적처럼 고와보이는 날...
일흔 된 그녀가 쉬흔살처럼 예뻐보이는 날...
주체 못할 열정 대신 아주 안정적인 뜨뜻함으로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