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랑을 말하다.
세상에서 가장 할 필요없는 말.
그리고 듣는 사람을 가장 기막히게 만드는 말.
"그 때 나 좀 말리지..."
그녀가 내게 지금 그 말을 하고 있내요.
그 때 나 좀 말리지 그랬니...
그냥 해보는 말인 것을 잘 압니다.
평소 같았으면, 말짱한 정신이었으면, 그녀가 내게 그렇게 말할리 없겠죠?
너무 힘드니까...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내게 이렇게 말하는 거겠죠?
우리 두사람 모두 그 때 일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녀가 그 남자와 사귀겠다고 말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기가 막혀 했었죠.
단순히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사랑은 원래 사고같은 것이고, 폭탄 같은거...
그래서 누굴 좋아하게 된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랑도 사람 일인데, 하면 안되는 사랑도 있는 법...
나도 당연히 한번쯤은 말렸습니다.
자신도 없는 목소리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거 같은데,
부끄럽지 않은 사랑을 하는게 더 좋을거 같은데...
하지만 그녀는 내 말에 단호하게도 대답을 했었죠.
"누가 누굴 좋아하는게 부끄러운건 아니잖아.
미안하거나 죄스러울 순 있지만, 난 그 사람 사랑하는거 부끄럽진 않아."
그리곤 빨게진 눈으로 한참동안 입을 꼭~ 다물고 있다가 내게 부탁했죠.
"다들 말리기만 하는데, 너라도 반대 안하면 안돼?"
그래서 나는 반대하지 못했습니다.
왜 말리지 않았냐구요?
그대의 행복이 염려되지 않았던게 아니라,
그대의 불행을 예상하지 못했던게 아니라,
그대가 부탁해서 나는 말리지 못했습니다.
그대의 부탁, 그대의 원망, 그대의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