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랑/•*―러브스토리

자극도 없는 사랑을 말하다.

ll아놀드 2008. 8. 4. 11:55

그녀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걸 나는 오늘에서 알았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것과

그 사람이 그녀의 후배라는 거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는 거

내 마음이 점점 더 그 후배에게 기울고 있다는 것과

그래서 차라리 들켰으면...

못땐 마음으로 내가 요즘 그녀를 차갑게 대했다는 것까지

그녀는 모든걸 다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저녁을 먹다가 그녀가 내 앞으로 미뤄 놓은 접시..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접시를 바라보며...

'너는 이런 내가 뭐가 좋다고...' 잠시 죄책감을 느꼈던 순간,

내 작은 표정도 다 알아차리는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말을  했었죠.

어느새 다른곳으로 시선을 거둔채

"뭐가 어떻든간에 밥은 맛있게 먹어야지" 라고...

 

그 전까지는 아무말도 없었거든요.

언제나 처럼 나한테 잘해줬고,

집에 도착하면 집에 도착했다고,

점심 시간이면 밥은 먹었냐고,

주말엔 시간이 어떠냐고,

내가 바쁘다고 거짓말하면 몸조심하라고,

다 알고 있었구나...

 그리고 니가 다 알고 있다는 걸 내가 지금 알아차린 것도 너는 알겠구나...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이

 '미안함' 이라기보다 '무서움'이었다면 나는 나쁜사람이겠죠?

 이미 너무 나쁜 사람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른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딱딱한 표정으로

'주말에 전화하겠다'고 몸이 좋지 않으니 오늘은 그냥 들어가겠다고..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녀를 보냅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전화벨이 울려서 꺼내어 보면 그녀가 아닌 그녀의 후배.

오늘 늦게 까지 일 있는거 아는데 그래도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만날수 없냐고...

내 것이 아닌 거 같은 목소리가 자기 멋대로 내 입에서 전화기로 흘러 들어갑니다.

"어.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그래. 지금 내가 그 쪽으로 갈께."

 

너의 익숙함이 그녀의 새로움을 이길 수 있을까?

너의 침착함이 내 들뜸을 이길수 있을까?

너의 착함이 나의 나쁨을 이길수 있을까?

감히 아무 것도 대답할 수 없는, 자극도 없는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