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을 놓은 날...
먼 훗날.
너는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지!
나를 정말 사랑하긴 했었냐고...
그땐 너 조차도 몰랐지만 사랑은 했었다고...
다만 어떠한 이유들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나 역시 먼 훗날.
너의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후회할지도 모르지
더 기다려 줄걸 그랬어.
네 마음이 충분히 내게 올 때 까지 기다릴 것 그랬어.
그래서 마침내 행복해 질걸 그랬어.
오늘 너에게 전화 걸기 전에
내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너는 모르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아니다...
그만 해야 한다... 그만 해야 한다...'
그 분명한 진실에 맞서기 위해 내가 얼마나 생각들을 만들어 냈는지
너는 끝까지 모르겠지.
지금은 아니라도
네 마음도 나중엔 사랑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네가 가끔 내게 보여주는 어떤 친절함. 혹은 미안함. 혹은 책임감,
그런 것에 희망을 걸어도 좋을 거라고
지금도 나는 그런대로 행복하지 않냐고
내가 내 마음과 얼마나 싸웠는지 너는 모르겠지?
오늘 이렇게 너에게 말해버리고 나면
“이제 그만 하련다” 하고 말하고 나면
너는 “알았다.” 하고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떠날 텐데.
나도 너를 두고 뒤돌아 걸을 수 있을까?
내일이면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해야 하는데.
“그냥 그렇게 됐어. 잘 안 맞더라”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오늘은 너무 못나고 너무 웃기고 너무 재수 없지만
오늘은 내가 나를 좀 불쌍해야겠다.
너를 만나러 갈 때면
계단을 몇 번이나 구를 뻔 하면서 뛰어가던 내 모습
너와 같이 서 있으면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것도 잊어버리던 내 모습
매일 밤 전화기를 네 손처럼 붙들고 자던 내 모습
너는 금새 잊겠지만, 난 조금 더 기억할게.
내가 이런다고 네 마음이 조금이라도 아프기나 할까?
그런 생각도 오늘까지만...
곧 괜찮아 질 거야~ 라는....
내가 그대를 놓은 날.
아니 내 마음이 내 사랑을 놓은 날 너무도 외로웠던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