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이름으로...
좋은휴일, 좋은영화를 보러 와 놓고
아까부터 저 남자는 계속 불만이 많아 보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에게 내내 말하는 내용이라는게
“야!! 내가 오늘 같은 날 너하고 영화나 보러 오다니~
야~ 너 친구 중에 예쁜애 진짜 없어?
야야~ 니가 제일 낫다니... 그게 말이 돼?
우리나라 여자들이 그렇게 이상했으면 내가 아직 여기 살고 있겠어?”
내내 낄낄 웃으면서 영화를 봐놓구 막상 나와서 괜히 소리나 지르죠.
“아~ 뭐가 그렇게 길고 안 웃겨.”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옆에 있는 여자는 기분이 괜찮아 보입니다.
남자의 불평은 싹 무시하고 다음 코스를 정하느라 바쁘죠.
“밥먹자. 불닭 먹을래 불닭? 찜닭 먹을래? 참고로 난 불닭!”
내내 투덜 거리던 남자.
그래도 배는 고팠는지 이제 막 메뉴 정하기에 동참 하려는데
갑자기 여자가 어디론가 쪼르르 달려갑니다.
“어머 선배!” 라는 외마디와 함께
중간에 말이 잘린 것도 기분 나쁜데
이 여자 선배라는 남자와 뭔 말이 그렇게 긴지...
기다리는 남자는 점점 혈압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몇 분후 여자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자
“야! 너 가만 보면 참 성격좋아. 응?
어떻게 아무 남자하고 잘 지내냐.
하~ 하긴 그렇니까 이때까지 애인하나 없지.
아무남자한테나. 호호호 어머~ 선배~ 호호호 오빠~”
그런데 이쯤되면. “뭐? 아무남자!”
발끈 해야하는 그녀가 어쩐지 조용합니다.
“뭐지? 이 고요함은...”
남자는 불안스레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면 여자는 오히려 베시시~
“뭐야.. 너 미친거야?"
남자의 말에도 여자는 여전히 베실베실 웃더니,
이젠 남자의 엉덩이까지 두들기면 하는말
“으구~ 내가 그렇게 좋아? 딴 남자랑 이야기만 해도 그렇게 싫어?
질투가 나서 죽겠어? 으구... 쭈쭈쭈“
남자는 코 웃음을 치다 못해 하마터면 코가 나올뻔 합니다.
"컥 >.< 질투가 어젯밤에 다 얼어죽었네. 어~ 착각도 그 정도면 재앙이네."
궁시렁 대마왕이 되어 걸어가는 남자.
그 옆에서 메롱메롱 폴짝폴짝 약올리는 여자.
걸어가는 두 사람의 머리위로 각자의 말 풍선이 두둥실 떠올라 있습니다.
남자의 말 풍선 속에
“정말 내가 잴 좋아하나?”
여자의 말 풍선 속엔 좀 더 짧은 문장
“어!!!”
아주 작은 계기로 질투라는 이름으로...
내 마음에 몰래 숨어있던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