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랑/•*―러브스토리

말이 되는 무작정의 기다림

ll아놀드 2008. 7. 22. 11:06

페스트푸드점에서 새우버거 주문하면 

가끔 점원은 그렇게 양해를 구하죠?

 “손님.. 3분정도 기다리셔야 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무리 빨리 끼니를 해치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사실 3분은 기다리지 못할 만큼 가혹한 시간은 아닌데

오늘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망설였습니다.

“ 3분? 기다릴까? 다른 걸로 주문할까?”

그러다가 좀 화가 날 뻔도 했어요.

“ 아니.. 도대체 페스트푸드가 뭐야... 페스트... 빠르다..

어떻게 3분이나 기다릴 수 있어? 이게 말이 돼? ”

 

세상일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매번 일정한 눈금으로 상황을

재는 일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말이 안 되는 3분의 기다림이 있는가 하면..

말이 되는 무작정의 기다림도 있는 거죠.

혹시 약속에 늦을까봐,

혹시 데이트 중에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까봐,

허겁지겁 햄버거를 입으로 밀어 넣었던...

아까 그 시간은 3분의 기다림도 말이 되지도 않았는데...

지금 30분이 넘도록 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은

다 저절로 이해가 되니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상황은 얼마든지 가능하잖아요..

그녀가 이곳으로 오는 길에 갑자기 노루를 만날 수도 있고..

노루... 음....

근데 그 노루가 너무 배가 고파 보여서 먹이를 주려고 하는데

그때 노루가 갑자기 말하길

“어머.. 전 골든 키위 생과일주스만 마시는걸요?”

착한 그녀는 그 말에 키위를 사서 갈아서 먹이고,

 얼마든지 늦을 수 있죠. 근데 아~ 좀 춥긴 하네요?

 어디까지 왔는지 문자라도 좀 보내주지!

 “전화해 볼까? 아니다. 괜히 급한 마음만 들라.

 좀만 더 기다려보자... 그래 좀만 더~~ ”

 

오늘 푸른 밤 넉넉한 마음으로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