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내리는 비
한참을 밖에서
어디 세상이라도 벗어난 은밀한 자리인 듯
마냥 서성거리고 있었죠
치열한 열병의 기다림이었어요
때로 삶을 그리 살아보아도
별 뾰족한 해결책은 아니더라고요
가슴 흠뻑 젖는 자리가 없어
더 외로운 사춘기처럼
오가는 연인 속에
슬쩍 시선을 끼워 보았지만 영 아니네요
아무도 없는 빈자리
빈 가슴 풀어놓을 때
일기예보도 없었던
예감할 수 없는 인연의 땅에 어느 날
갑자기 고백한 첫 키스처럼 비가 내리네요
첫 만남과 첫사랑은
사람보다 하늘이 먼저 기억하나 봐요
인생은 늘 만나고 헤어지겠지만
하늘은 첫사랑 첫 고백만을 추억하나 봐요
평생 잊지 말라는 뜻일 거에요
혼자 서성이는 시간
유월의 숲에 내리는 비는
온통 녹색의 물이 되어 자꾸 강으로
흘러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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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